몸을 담궜던 풀장에서 빠져나온다. 찰박이는 소리는 환청처럼 귓가에서 여려지고 사라진다. 싫다. 수영이 끔찍하리만치 싫다. 이번에야먈로 고해신이 내린 결론이었다. 차가운 물이 온 피부에 닿는 것이 싫다. 이 창백한 온기가 전유되면 처량함마저 느껴진다. 갗에 맞닿아 오는 한기는 자신의 사정은 봐 주지도 않는 듯하다. 온 몸에 이를 미리 예행해 두어도 시렵기는 마찬가지다, 견딜 수 있었던 이 냉기가 어느 날부터는 감내하고 싶지 않아졌다. 시려움에 염증이 인다. 더 이상 이는 한기를 인내하고 싶지 않다. 하강이 싫다. 수영장 안에 들어설 때 몸의 간격을 좁혀 하는 다이빙이 싫다. 자신이 하강하지 않으면 동요하지 않는, 파도조차 없는 죽은 풀장의 물이 싫다. 온 힘을 다 해 수면에 부딪혀 봐야, 수심을 가늠할 새..
HAEGAM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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